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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뎅 아줌마의 은혜-

-오뎅 아줌마의 은혜-

 

 

 

멋모르던 어린 시절, 고등학교를 자퇴한 후 놀다가 사회의 무서움을 느껴서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검정고시를 준비할 때, 아버지께 손을 내밀 면목이 없어 막노동을 하며 생활비와 학원비를 해결하다보니 저녁은 거의 굶게 되었습니다.

 

  어느 날 저녁, 공부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noname01길 한구석에 포장마차에서 오뎅을 팔고 있었는데, 그 때 주머니에 있는 돈의 전부인 딱 400원어치 1개를 사 먹었습니다.

 

  그리고는 너무나 배가 고픈 나머지 눈치도 없이 국물만 10번도 더 떠먹다보니, 오뎅 파는 아주머니가 청각장애우인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말하지도 듣지도 못하는…….

 

  그런데 그 아주머니가 뭔가가 쓰인 종이를 나한테 건네주기에 읽어보니 거기에는 "학생 어차피 이거 퉁퉁 불어서 팔지도 못해, 그냥 먹어!" 라고 쓰여 있는 것이었습니다.

 

  너무나 배가 고팠던 나는 오뎅 십여 개를 허겁지겁 먹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허겁지겁 먹다보니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흐르는 것이었습니다. 고마움과 서러움의…….

 

 

  그 후, 그 포장마차를 지나갈 때마다 나는 종종 퉁퉁 불은 오뎅을 공짜로 얻어먹었습니다.

  저는 그때 종이에 써서 이렇게 말했었습니다. "아줌마가 내가 나중에 능력이 생겼을 때 까지도 이거 하고 계시면 절대 안 잊고 꼭 갚아 드릴께요." 라고. 

 

  그리고 나서 군대를 갔다 오고, 정신없이 대학교 생활을 하다가 운이 좋게 내가 사는 지역의 대기업 인사과에 취직이 되었습니다.

 

  그 청각장애인 아줌마의 포장마차가 홈플러스 뒤에 있었는데, 그 때로부터 6년이 지난 지금 문득 아줌마가 생각나기에 '아직도 계시나?' 하며 그 곳을 찾아가 봤더니, '맙소사!!!' 아직까지 그 아줌마는 그 자리에서 오뎅을 팔고 있었습니다.

 

  너무 반가워서 다가가보니 포장마차 안에는 한 아이(아들?)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불행히도 그는 다리를 심하게 절고 말할 때 무서운 느낌이 들 정도로 얼굴이 일그러지는 뇌성마비 장애우인 것이었습니다.

 

  반가운 마음에 이런 저런 필담을 나누다보니 그 아주머니가 그 아이를 보면서 눈물을 흘리는 것이었습니다. 내가 "무슨 일입니까" 물어보니 종이에 써주기를 "아들인데 장애인이라 취직도 안 되고 여러모로 걱정이다." 라는 내용이었습니다.

 

  다행히도 우리 회사는 '사회적 기업' 이라고 하는 장애우를 전문으로 채용하는 계열사가 있었습니다.

 

  급여는 크게 높지 않지만 58세까지 정년보장과 학자금이 지원되는 장애우들 중에서는 꿈의 기업이라고 불리는 그런 회사였습니다.

 

  내 힘으로 한명 정도는 채용을 해줄 수 있었기에 그 회사 부장님에게 간곡히 부탁을 해서 결국 그 아들은 채용이 되었습니다.

 

  아들이 취직한 후에 그 아주머니는 아들과 함께 찾아오셔서 눈물을 흘리며 '고맙다' 하시며 "이 은혜를 어떻게 갚느냐?" 하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말했습니다. "예전에 오뎅 빚은 많이 졌잖아요. 그걸 갚은 거에요" 라고……. 그리고는 고기 집으로 가서 셋이 고기를 맛있게 먹었습니다.

 

  그 후로부터 나는, 내가 힘들고 어려웠을 때, 내 옆에 있어주고 도와주며 보듬어 주었던 사람들에게 하나하나 은혜를 갚으면서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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