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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만드는 세상 공방 기사 소개합니다.(농민신문 5월 18일자)
[791-822] 경상북도 포항시 북구 기계면 화봉리 553 만드는 세상 크게보기
), 새 삶을 열다]DIY 목공학교 ‘만드는 세상’ 운영 고재운씨<경북 포항>

‘뚝딱뚝딱’ 나무냄새 ‘오손도손’ 사람향기…목수의 꿈 영글다

14년째 포항서 공방 운영
수업 없는 날에도…동네 사랑방 역할
4년째 마을 청년회장 맡아…제초작업·경조사 등 적극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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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구-포항 간 고속도로 서포항 나들목 근처인 경북 포항시 기계면 화봉리에 자리한 목공방. 내부로 들어서자 진한 나무 향기가 훅 밀려온다. 곳곳에 완성이 머지않은 가구들이 서 있고, 한쪽 벽면에는 ‘땀·사랑·즐거움·자유’라는 글자가 새겨진 목판이 반듯하게 걸려 있다. 그리고 공방 한가운데에는 손님이 온 것도 눈치채지 못한 채 목재 다듬기에 열중인 한 남자가 있다. 그는 14년째 DIY(Do It Yourself, 원하는 물건을 직접 만드는 것) 목공학교 ‘만드는 세상’을 운영하고 있는 고재운 대표(52)다.  

 

 목공학교의 교육과정은 평일반(화요일·목요일)과 주말반(토요일)으로 나뉜다. 수업이 있는 날엔 공방이 다소 북적대지만 수업이 없는 날이라고 해서 고요하지는 않다. 딸의 권유로 이곳에서 목공을 배우기 시작했다는 회원 권태경씨(69)가 그 이유를 귀띔한다. 

 “여기 회원 대부분이 은퇴를 준비하거나 저처럼 이미 은퇴한 분들인데, 우리 같은 사람들에게 이만한 놀이터가 없습니다. 평소에는 취미활동에 몰두할 수 있고, 특별한 일이 없어도 오며 가며 편하게 들르기도 하고요. 어떨 땐 공방이 동네 사랑방 같아요. 오늘도 인근에 일 보러 왔다가 고 대표랑 이야기도 하고 음료수도 한잔할 겸 겸사겸사 들렀습니다.”

 이렇게 회원들이 수시로 공방을 찾다 보니 고 대표는 일주일 내내 자리를 지킨다. 그래도 덕분에 목재 냄새만이 아니라 사람 향기도 실컷 맡는다며 환하게 웃는다.

 지금은 영락없는 목수이지만 귀촌하기 전까지 고 대표의 삶은 꽤 굴곡지다. 명문대 철학과 졸업 후 기업컨설팅회사와 무역회사에서 일하다 돌연 일본 도쿄대학 대학원에 진학했다. 다시 철학 공부를 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그 또한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느라 흐지부지되고 말았다.

 결국 한국으로 돌아와 시작한 일이 번역이다. 지금까지 그의 손을 거쳐 간 책만 해도 10권이 넘는데, 최근 예비 귀농·귀촌인들 사이에서 화제가 된 마루야마 겐지의 <시골은 그런 것이 아니다>도 그의 번역작이다.

 “번역가로 활동하다 한차례 더 회사생활을 했지만 여러모로 회의감을 느껴 그만두고 말았습니다. 한동안 제 소질과 성격을 돌아보니 어릴 적부터 공작을 좋아하고 어느 한곳에 얽매이는 것을 싫어하는 성격이 목공일과 잘 맞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 길로 경기도 광주에 있는 목공방을 찾아갔습니다.”

 그렇게 1년 정도 목공을 배운 후 창업을 고려할 때쯤 포항에 살던 매제에게서 연락이 왔다. 쟁쟁한 철강업체가 많아 경기를 타지 않는 포항에서 공방을 열어보라는 이야기였다.

 “지금은 포항도 경기가 그리 좋지 않지만 제 선택을 후회하지는 않습니다. 회사생활할 때는 하고 싶은 일만 할 수도, 노력한다고 꼭 좋은 결과를 얻는 것도 아니었어요. 하지만 이곳에선 하고 싶은 일을 원껏 할 수 있고, 노력하고 의도한 대로 결과물이 나오니까 삶에 대한 만족도가 훨씬 높습니다.”

 그렇다고 고 대표가 자기 일에만 빠져 마을 일을 등한시하는 귀촌인은 아니다. 오히려 4년째 마을 청년회장을 맡아 제초작업·경조사·마을잔치 등 마을행사에 열성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게다가 요즘엔 귀농·귀촌인들을 위한 새로운 작업(?)을 구상하고 있다.

 이른바 ‘전원 속 DIY 종합 문화공간’을 조성하는 것. 의식주와 관련한 다양한 DIY 프로그램과 교육장은 물론 작품전시실·텃밭·카페 등을 마련할 계획이다. 공방에서 내려다보이는 자그마한 황토집이 그 시작이다. 아직 골조만 세운 상황이지만 농막이나 소형주택 등 집짓기에 관심 있는 회원들과 함께 한달 전부터 공을 들이고 있다.

 “귀농·귀촌인들이 시골에 정착하면서 겪게 될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는 DIY 프로그램들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곳이 사람들이 원하는 걸 스스로 만들 수 있는 문화공간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또 그렇게 모인 사람들을 위한 소통의 장이 됐으면 합니다. 제 꿈이 조금 과한가요?” 꿈이 너무 크냐고 조심스레 물으면서도 목소리에는 자신감이 묻어 있는 고 대표. 황토집의 튼튼한 골조를 살펴보니 그의 꿈이 실현될 날이 그리 머지않은 것도 같다. DIY 목공학교 만드는 세상 cafe.daum.net/diyman ☎ 054-232-2545.

 포항=김난 기자, 사진=김덕영 기자 kimnan@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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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그 목공교육 ,목공체험,황토방집짓기,diy,목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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